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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1일 수요일

루저들이 주인공이 될 차례: 제임스 아피아 감독의 가나 축구 역사 다시 쓰기


제임스 아피아 감독이 2012년에 
가나 대표팀의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되는 과정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그가 대표팀의 주장 출신인데다 
팀 코치로 용병감독들을 도운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심과 비판이 마구 쏟아져나왔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가나 대표팀의 
통산 세번째 본선진출을 이뤄내자 
모든 의심들은 곧바로 믿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아피아의 리더십에 의문을 가지는 건 
좀 합당치 못한 생각같지만,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긴 합니다. 
새로운 인물은 언제나 
축구 좀 안다하는 비평가들의 
추궁하는 듯한 눈초리를 견뎌내야만 하죠. 
아피아 역시 예외가 아니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아피아 감독의 경우가 
유독 특이했던 점은, 

전임 감독 3명의 곁을 쭉 지킨 그에게 
왜 여전히 "경험부족"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었나 하는 것이죠.

그의 이력서가 얼마나 
인상적인 것인가와는 관계없이, 
이 소위 축구계의 권력자들에게 
그는 간신히 기억될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죠. 
정말이지 굉장한  저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바로 이 "저평가"가 
그의 지도자 경력을 더 빛나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가나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결정지었을 때도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했었죠. 
아피아는 "루저"로 지내는 것의 미덕과 
"저평가"된 상태의 압박감, 
그리고 마지막으로, 
굴복하지 않은 투사가 얻게 되는 영예- 
이 모두를 동시에 배웠을 겁니다.

미숙하고, 무능한 지도자로  
받아들여지던 아피아 감독은 
이제 세계 최초로 팀을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은 
흑인 감독으로 축구역사에 영원히 
그 이름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이제 본선에 팀을 진출시킨 그가 
더이상 자신을 증명해낼 필요는 없지만, 
본선에서도 멋진 끝맺음을 보여줘야 하겠죠. 
성취에 목마른 아피아 역시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자신의 전술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 
아피아 감독은 노하우를 전수받는데도 
아주  열심입니다.
최근 그는 맨체스터 시티의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을 방문했고, 
마찬가지의 이유로 
리버풀의 경기 준비도 면밀히 관찰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viasat1.

사실, 이런 방문들을 그가 모두 
직접 해야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는 자기 집 안방에 편히 앉아 
경기분석을 할 수도 있죠. 
시간을 들여가며 멀리 길을 가는 대신 
더 쉬운 길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아피아는 자신이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는 채워져야만 하는 
지식에 대한 목마름이 존재하고, 
이 지식들을 경기장에서 내보이길 원합니다. 
루저가  당당히 맞설 준비를 마쳤으니, 
이제는 막으려해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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